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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의 기술
KIDCA
2018.02.21 13:02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아이와의 교감과 소통이 없다면 아무리 아이를 위하는 말일지라도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잔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과연 엄마들은 대화와 잔소리를 구분해가며 얘기하고 있을까?

  

잔소리[명사]

1.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2.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유의어] 꾸중, 설교, 잔사설

  

잔소리를 설명하는 사전적 의미에는 부정적인 표현이 두 번이나 반복된다. ‘쓸데없다’와 ‘자질구레하다’.

그렇다면 잔소리는 정말 부정적인 표현일까?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된 엄마의 잔소리를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긍정의 잔소리로 아이에게 득이 되게 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수밖에.

  

  

감정이 실리면 잔소리, 필요한 말만 하면 대화

잔소리를 하지 않는 엄마가 이 땅에 얼마나 있을까?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부모는 야단치거나 잔소리를 한다. 엄마는 아이가 더 주의하고 다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타이르는 정도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꾸중과 설교를 지나치게 많이 들으면 아이는 무엇 때문에 혼나고 있는지, 무얼 기억하고 주의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고,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그게 ‘잔소리’란 걸 눈치채게 된다.

  

엄마들은 대부분 잔소리를 사랑과 관심이라 여긴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는 것은 올바른 교육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한 것이므로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두세 번 반복되면 필요 이상으로 다그치게 되고 참견하게 되어 결국 아이는 엄마가 하는 말을 흘려듣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음 상황에서 잔소리와 대화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엄마는 저녁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아들은 혼자 놀기 심심한데다 엄마가 무얼하는지 궁금하다. 혼자 로봇을 만든 것이 자랑스러워 엄마에게 보여주려고 주방으로 가져가다 실수로 그만 로봇을 떨어뜨려 식탁 위에 반찬을 덮쳤다.

  

상황1

아이: “엄마, 내가 실수로 그랬어요. 미안해요.”

엄마: “조심했어야지, 이게 뭐하는 짓이야. 엄마 저녁 준비하니까 다른 데 가서 놀라고 했지?

넌 왜 번번이 엄마 말을 안 듣니? 그러니 이런 사고를 치지. 왜 이 좁은 데 장난감을 갖고 와서 이런 사고를 내. 너 때문에 엄마가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늘었는지 알기나 해. 엄마가 못살아 진짜. 엄마 일 늘려주는 건 네 아빠랑 똑 닮았구나. 어휴, 오늘 저녁은 엄마가 힘드니까 책 안 읽어줄 줄 알아.

아이: “네, 잘못했어요. 엄마.”

  

상황2

아이: “엄마, 내가 실수로 그랬어요. 미안해요.”

엄마: “조심했어야지. 다친 데는 없어? 엄마 저녁 준비할 때 놀지 말라고 했잖아. 다음부터는 주방에서 놀거나 장난치지 않기로 하자. 또 그러면 손들고 벌서는 거야.”

아이: “네, 잘못했어요. 엄마.”

미션! 잔소리를 대화로 승격시켜라

  

대화와 잔소리의 차이를 알면, 아이를 위한 좋은 의도는 남기고 잔소리가 갖는 부정적인 의미는 지울 수 있다. 부모 중심적인 ‘잔소리’를 아이와 진정으로 소통하고 도움이 되는 ‘대화’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우선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해도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배려심이 없다면 잔소리가 되어 아무런 효과 없이 관계만 악화될 뿐이다. 아이 입장을 고려해서 말하면 대화, 그렇지 않으면 잔소리다. 부모가 감정을 조절하면서 말하면 대화고 감정적으로 말하면 잔소리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잔소리를 하려면 먼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태로 감정을 조절한 뒤, 아이의 말부터 들어준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아이에게 계속해서 묻기보다는 잔소리하는 목적을 아이에게 전달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제 상황이나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만 지적하는 것이다.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하나의 주제만 가지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점은 아이에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

하지말아야 할 것이 아닌 해야 할 것 위주로 대안을 제시하면 아이와 적절하게 타협할 수 있다.

  

성공하는 잔소리 프로세스

  

1. 감정을 조절한다.

화간 난 상태에서 아이에게 잔소리하면 야단치는 것에 가까우며, 아이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을 위험이 있다. 평소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내뱉은 다음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 감정을 가라앉히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엄마의 냉정한 말에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은 후회한다고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2. 먼저 아이의 말을 들어준다.

잔소리하기 전에 먼저 아이에게 자신의 변호할 기회를 주자.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을 뿐 아니라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감정을 다스릴 수 있으며, 아이가 자신이 한 행동을 말하면서 스스로 잘못을 깨달을 수 있다.

  

3. 잔소리의 목적을 명확하게 전달한다.

아이가 저지른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다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어린아이일수록 왜 혼났는지 물어봤을 때 이유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알려줘야지, 아이를 비판하는 쪽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4. 최대한 짧게, 현재 상황만 이야기한다.

아이가 지금 잘못한 행동 딱 한 가지만 이야기해야 하며, 최대한 짧게 끝낸다.

길어지면 했던 말을 또 하거나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기 쉽다. 평소 불만인 다른 행동까지 끄집어 내는 순간 엄마의 잔소리는 권위도 잃고 정당성도 잃는다.

5. 적정선에서 타협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잔소리에서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아이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자. 앞으로 지켜야 할 규칙을 합의해서 일러주면 아이에게 주도성과 책임감을 갖게 해주어 반발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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