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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의 글
‘사랑’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된 아이들
KIDCA
2006.05.19 19:05
‘사랑’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된 아이들

- 언어치료사 조은희 -


  쌀쌀한 바람을 타고 낙엽들이 달리기 시합을 할 무렵, 사랑스러운 KIDCA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나보다 조금이라도 어리면 ‘애기’라고 부르며 어린아이들을 좋아했었는데, 이곳에 와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들만 모아놓은 것처럼, 하나같이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중한 이들을 말이죠.
  저는 언어치료와 청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평소, 일반아동보다는 장애아동들을 훨씬 많이 접해보고 구분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의심하지 못할 만큼 서로를 아껴주며 돌봐주는 이 곳의 아이들은 ‘장애’라는 이름의 ‘나뉨’보다는 ‘사랑’이란 이름의 ‘하나’가 되어 있어서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고난, 극복, 영광의 요셉, 하나님의 열국 브니엘, 애국심, 믿음, 기도의 다니엘, 사랑, 지혜, 신앙의 요한, 지성, 열성, 열정의 바울, 기적, 지도력, 하나님과 동행한 모세. 각각의 타이틀은 다르지만 모두 다 하나님의 훌륭한 자녀였던 공통점을 가진 인물들. 이러한 인물들이 되길 바라며 만든 반 이름은 우리 아이들을 향한 비전과 사랑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보다 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KIDCA라는 공동체에서 ‘하나’를 이루었습니다.
  제가 그 ‘하나’에 동참하여서 생활한 시간들은 하루하루가 소중한 추억이 되어 내 몸 속 세포 하나하나에 기록이 되고, 그 기록들은 어느덧 삶의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고급 영양소가 되었습니다. 행복했던 시간, 감사한 일들, 감동적이었던 순간들을 일일이 적어 나열하기엔 그 소중함이 네모난 종이 안에 갇혀 숨쉬지 않고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아이들의 이름을 알아가고, 그들이 작은 입술로 “조은희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냈을 때 생각난 시 한편을 적어봅니다.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제가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길에서 스쳐지나가는 아이와 다름없는, 눈 한번 마주치고 미소만 지으며 헤어졌던 아이와 같았을 것 입니다.  

  제가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8초정도의 시간동안 꼬~옥 안아주었을 때, 그들은 나에게로 와서 무엇보다 아름다운 향기를 발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그 어떠한 꽃향기 보다 더 은은하면서 강한, 그리고 끊이지 않는 우리들의 사랑의 꽃향기가 봄바람을 타고 조금씩,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겨울 내내 춥고 얼어붙었던 강물이 봄기운에 녹아 흘러가듯, 우리가 아프고 상처받은 영혼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꽃향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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